'최강 세트피스' 아틀레티코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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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13. 09:20 - 신코코신

'최강 세트피스' 아틀레티코의 비밀은?



이번 시즌 46골 중 20골이 세트피스, 아벨 레시노 코치가 직접 밝힌 비결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이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번 시즌 세트피스 기회를 꾸준하게 득점으로 연결하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아틀레티코의 골키퍼 코치를 직접 만나 그 비밀을 들어보았다.

아틀레티코는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최고의 선수들을 여럿 떠나보내 아직은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세트피스를 엄청난 무기로 활용하며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프리메라 리가 우승 이후 디에구 코스타, 필리페 루이스, 다비드 비야가 팀을 떠나고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는 원소속팀 첼시로 복귀했다. 그러자 세트피스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 그러나 이것이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합해 46골을 득점했는데 그 중 20골이 프리킥과 코너킥에서 나왔다. 프리메라 리가에서는 세트피스 득점 비율이 더 높다. 27골 중 17골, 무려 63%에 달한다.

득점 방식도 다양하다. 먼 쪽 골대로 길게 올려서 마무리하거나, 가까운 쪽 골대로 올려서 헤딩으로 끊어 골을 터트리기도 한다. 상대 수비가 일단 막아낸 공을 다시 차서 넣은 경우도 많고, 약속된 움직임에 의해서 많은 득점이 만들어졌다.

시메오네 감독은 지난 9월 인터뷰에서 "세트피스로 승리하는 것도 괜찮다. 그 또한 경기의 일부다. 모두가 전술만을 이야기하는데, 세트피스 기회를 따내는 것도 공격 축구를 펼쳐야 가능하다. 모든 선수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게 잘 뛰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아틀레티코는 어째서 그렇게 세트피스에 강한 것일까? 그 비결을 아틀레티코의 아벨 레시노 코치를 만나 직접 들어보았다. 레시노는 선수 시절 아틀레티코의 골키퍼로 활약했었다.

레시노 코치는 "비밀은 많은 노력과 함께 세트피스에 강한 선수들을 보유하는 것이다. 아틀레티코 선수들은 모두가 세트피스에 강하다. 마리오 만주키치, 디에고 고딘, 티아구, 미란다, 라울 가르시아까지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여기에 코케 같은 선수가 페널티 지역 안으로 확실하게 크로스를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매 경기 선발 명단을 결정하고 나서 경기에 임하기 전 최종 훈련에서 항상 세트피스를 점검한다. 상대의 수비 방식과 골키퍼의 성향에 따라 통할 만한 세트피스를 정해 선수들에게 자세한 움직임을 지시한다.

레시노 코치는 "세트피스 전술은 아주 다양하다.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인 방어와 지역 방에 각각 맞는 전술이 있다. 경기를 앞두고 코치진이 효과적인 방식을 연구한다. 우리는 모든 종류의 세트피스로 골을 넣었다. 상대를 연구하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핵심은 상대 골키퍼의 위치다.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는 골대 가까이로 공을 붙였는데, 이는 이케르 카시야스 골키퍼가 넓은 범위를 커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바르셀로나(바르사)를 상대로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나왔던 디에고 고딘의 골은 골대로부터 멀어지는 궤적으로 날아가는 크로스였다. 이는 호세 핀토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시즌 티아구가 말라가를 상대로 넣은 헤딩 슛은 골대 가까이로 날아오면서도 골키퍼로부터는 멀어지는 크로스에서 만들어졌다.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는 셈이다.

레시노 코치는 "여러 유형의 세트피스를 방어하기는 매우 어렵다. 게다가 선수들이 세트피스에 강하고 동료의 크로스 궤적을 잘 예측하면 더욱 강력해진다. 상대 골키퍼가 굉장히 집중하고 용감하게 움직여야지만 막아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어떻게 해도 아틀레티코의 세트피스를 막아낸다는 보장은 없다. 골키퍼나 수비수가 우선 크로스를 막아낸다고 해도, 아틀레티코는 흘러나온 공을 잡아 이를 다시 슈팅이나 크로스로 연결한다.

레시노 코치는 "리바운드 공을 예측해서 잡아내고 이를 다시 골로 연결해야만 세트피스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또한 아틀레티코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프리메라 리가와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아틀레티코의 세트피스는 가장 큰 무기다. 특히나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사와 같은 '슈퍼 부자' 구단과 경쟁하며 격차를 좁히는 데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레시노 코치는 "아틀레티코가 레알, 바르사와 싸우려면 세트피스에서 다섯 배는 더 뛰어나야 한다. 이러한 전략으로 약점을 메우는 게 핵심이다. 레알과 바르사가 전체적인 경기력이나 공격력은 더 뛰어날지 몰라도 세트피스는 아니다. 그 부분에서 격차를 줄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아틀레티코는 지난 시즌 프리메라 리가 우승을 차지하고,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결승에 올랐다. 이번 시즌에는 한 계단 더 올라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틀레티코가 어떠한 성공을 거두든, 그 중심에는 세트피스라는 무기가 있을 것이다.